'스위시'에 해당되는 글 875건
- 2018.03.12 매화 향기가 ...
- 2018.03.08 매화가 필 무렵 ...
- 2018.03.06 산수유 필 무렵 ...
- 2018.03.04 매화 한가지 ...
- 2018.03.02 성급한 3월 ...
- 2018.02.28 꽃피고 바람부는 봄이 오면 ...
- 2018.02.27 가는 이월 봄비 젖겠네...
- 2018.02.25 2월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 2018.02.20 추억 ...
- 2018.02.18 중년의 삶이 힘겨울 때../이채
- 2018.02.13 동백꽃은 피는데 ...
- 2018.02.07 네 처절한 절규...
- 2018.02.06 어둠이 오면 ...
- 2018.02.03 침묵이다 ...
- 2018.02.02 2월 별곡 ...
- 2018.01.28 나는 모른다 ...
- 2018.01.25 아~ 한계령 ...
- 2018.01.23 눈이 내리는 밤입니다..
- 2018.01.20 눈보라...
- 2018.01.18 겨울바람 ...
매화가 필 무렵... 복효근
매화가 핀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피멍울이 맺히던 것을
하염없는
열꽃만 피던 것을…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산수유...이계윤
이내 서리어 내린
산오름 돌담길에
너의 싱그런 눈길이
어둠을 비추는 구나
가슴으로
스며드는 너의 눈빛이
뜨거운 숨결을 토하며
향기롭게 깃들어 온다
새벽안개
그윽히 내린
얇은 어둠 속에
노오란 가슴을 열고
타오르는 너의 영혼
햇살처럼
대지위에 샛노랗게
뿜어내고 있구나
매화 한 가지 피워 놓고... 한 휘 준
머무르고 싶었다
그대 차디찬 뜨락에서
바람 한 점
되어서라도
그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부드러운 입술향기
살짝 머금어
봉긋한
가슴을 맴돌고 돌아
온 몸에 소름 돋아나듯
솟아오르는
발칙한 그리움이여...
3월 ...이상홍
그 해 3월은 성급했고,
겨울은 초보운전처럼 더뎠다.
앞에 있는 게 늘 먼저 가는 것도 아니었다.
철없는 폭설에 강은 잠시 눈을 껌뻑거렸고
가석방된 붕어들은 씩씩하게 거리를 쏘다녔다.
여전히 양말도 못 신은 삼십 년 전 밤이
이름도 못 쓰는 바람들에게 얻어터졌고,
봄은 낚싯대를 뒷골목 전봇대처럼 세우고
얼음이 녹기만 기다렸다.
낚여야 할 것들로 물 속이 아찔아찔했으나
겁나게 투명한 모노필라멘트 줄과
무시무시한 미끼로 무장을 하고 있었지만
얼음 속으로 누구도 감히 대를 뻗지 못했다.
그 해, 더디게 발급된 3월이
헐레벌떡 강가로 나갔지만
성급한 하늘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
낚을 만한 것들은 물 속 어디에도 없었다.
길 안의 사랑... 강영환
꽃 피고 바람 부는 봄이 오면
그대 외로움을 느끼리라
햇살은 푸른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고
새들이 작은 날개짓으로 속삭입니다
지금은 그대 웃으면서 돌아서 갈지라도
잎 지는 가을이면
이 겨울이 다 가고 나면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달빛이 흔들리고
얼어붙은 바람소리 창가에 기울 때
내 손짓을 느끼리라
눈물 고인 눈짓을 느끼리라
二月雨 ...서봉석
아침나절에는
쌀쌀맞게 겨울비 내리더니
한 저녁엔 곰살맞게 봄비로 부슬댄다
왼 밤 치밀던 모진 생각
새벽녘엔 애간장에 바싹 쫄아서
그리움조차 살 어름 얼어 드는 긴 냉기
뼛속마다 저릿 저릿 쉰 소리 난다
사랑이야 미움과 동본이기에
돌아선 사람 등 따라 그늘 깊어
멀리 보는 눈가에 바람 이는 비안개
우산을 썼는데도 젖는 마음이
해든다고 까닭 없이 뽀송해 지랴
하늘은 비오시는 이월이 춥고
땅에선 정드는 초록으로 새 싹 돋기에
어서 어서 봄 보자고 짧아 진 이월
오늘은 겨울 비 질척 하더니
내일은 가는 이월 봄비 젖겠네.
이월...목필균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 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추 억 ... 조병화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중년의 삶이 힘겨울 때... 이채
의미 없이 사는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일이 무의미할 때가 있더라
비우고 또 비우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러하더냐
잠 없는 밤엔
덮어도 온기 없는 이불이네
어둠이 깊어가듯 고뇌도 깊어갈 때
저 달빛은 무슨 이유로 나를 찾아드는가
이 세상 모든 돌이
황금으로 변한다 한들
나하고 무슨 상관이랴
저 하늘 모든 별이
우르르 쏟아진다 한들
어느 별이 내 것이더냐
나는 세상을 등진 적 없어도
살다 보면
세상이 나를 등질 때가 있더라
동백꽃은 피는데... 수양버들 가지 찬바람에 일렁이고 불어오는 외풍에 문풍지 소리내어 떨리며 홑이불속 가랭이 사이로 찬바람이 스친다 눈 꽃송이 하염없이 소복소복 쌓이는 하얀밤에 동백꽃은 소리없이 타듯 붉게 피는데 기다림에 지친 파랑새는 어디론가 날아가고 가지마다 뿌려놓은 눈꽃송이 허전한 마음 달래주며 대지를 밝힌다 어디론가 가버린 파랑새는 언제 오려나 동백꽃은 눈물 머금고 지금도 피고있는데
이월 설 한파... 오 보 영
어쩔 수 없이 밀려 떠나가야만 하는
네 처절한 절규라는 걸
이해를 하면서도
괜히 네가 딱하다
그리도 오랫동안 불편함을 주더니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 못된 성정을 버리지 못하고
피해를 주려하다니
이제는 네가 불쌍하기까지 하다
모두들 기뻐하는 설도 다가오는데
적어도 한번은 그간의 잘못을 뉘우치고
따뜻한 온기로
그간 응어리진 맘들을 좀 풀어줄 만도 하다마는..
하기야
‘제 버릇 개줄까’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
어둠이 오면...안수동
타는 속내를 전부 쏟아 낸 햇볕도
스스로 뜨거워진 열정을 식혀야 하는 저녁
그을린 간지러움이 붉은 노을로
짙게 깔린 산그림자마저
바다속으로 잠기면
차마 못한 말이 자꾸 떠올라
충혈된 눈시울로
가라앉은 그리움
달빛에 피워 올려
눈물짖거나 부서 버려야 할
슬픈 기다림이기에
그대의 창에 빤짝이는 별빛으로
머물고나 싶은 거지
어둠이 오면...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 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 겨울.../조병화 ))
2월 별곡 ...임영준
할 만큼 했다
누릴 만큼 누려라
삭풍에 체증에
극통을 무릅쓰고
예까지 왔다
열망의 길을 따라
문도 열었다
차가운 대지를
숨 가쁜 여정을
벗을 때가 되었다
두터운 하늘 열고
빛살을 부르자
할 만큼 했다
기대해도 되겠다
겨울 포플라...홍윤숙
나는 몰라
한겨울 얼어붙은 눈밭에 서서
내가 왜 한 그루 포플라로 변신하는지
내 나이 스무 살 적 여린 가지에
분노처럼 돋아나던 푸른 잎사귀
바람에 귀 앓던 수만 개 잎사귀로 피어나는지
흥건히 아랫도리 눈밭에 빠뜨린 채
침몰하는 도시의 겨울 일각(一角)
가슴 목 등허리 난타하고
난타하고 등 돌리고 철수하는 바람
바람의 완강한 목덜미 보며
내가 왜 끝내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모든 집들의 창은 닫히고
닫힌 창 안으로 숨들 죽이고
눈물도 마른 잠에 혼불 끄는데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아, 한계령 정상은 참으로 장엄하였다.
여느 날에도 거기 으레
저 아래 두고 온 풍진 사바가
한낱 티끌처럼 부질없는 곳이지만,
시방에 눈이 내려 천지가 그윽한 날에
굳이 사람의 정한을 추억하여 무엇하겠는가.
하늘도 땅도
때로는 저렇게 경계를 허물어
본래 세상의 모든 있음과 없음이
다 거짓임을 법문하는구나.
생각해 보면,
나를 버리고
너를 따라 헤매던 날들 도무지 부질없어라.
이제 알았다고
나는 또 저 눈보라 속에 던져두고
빈 그림자 너를 따라 슬금슬금
집으로 돌아가는 나의 한계령아!
눈이 내리는 밤 ...윤복림
외딴 곳
떨어진 카페에 앉아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는 눈꽃을 바라보며
한줌 세월을
손아귀에 쥐어보고
인생 흐름을
눈감아 봅니다
밤의 그리움 적막함에
소리 없이 내리는
눈꽃을 바라보며
사뿐히 지려 밟고
뛰어 보기도 합니다
온 누리 하얗게
밝아오는
언덕 너머 고갯길
행여
인적의 발돋움을 끊어버리고
이 밤
소리 없이 들려오는 그리움
접어둘까 하는
마음의 두려움도 들려옵니다
어두움의 공간속에
내 마음
밀려드는 파문 같은 그리움이
더욱 깊숙이 파고드는
눈 내리는 밤입니다
눈보라...최영미
새날이다.
밀린 빨래와 청소를 마치고 목욕까지 했건만,
헌 몸에 새옷을 걸쳐주고 드러누웠건만,
마음은 어제의 방구석에 쳐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연말 세금 정산하듯
지난날들을 한꺼번에 처분하면 얼마나 좋을까.
23평의 정든 폐허를 서성였다.
그 많은 도시들...
이름 모를 거리와 후미진 골목들을 헤매고
숱한 방들을 들고 난 뒤에 만난 나.
지구를 몇바퀴 돌았건만 결국 내 속을 헤매었구나.
지도에도 없는 나라를 찾아서.
느닷없이 창가로 날아든 풍경 하나,
아우성치며 공중분해되는 하얀 눈송이들.
하얗게 돋을새김되어 되살아나는 그때 그 시간들.
허공에 박히는 추억의 파편들아.
부디 너희끼리 부딪쳐서 추락하기를...
지상에 닿자마자 녹아 스며들기를...
단단한 시멘트 벽을 때리는 바람소리만 휭휭,
사납게 미쳐 날뛰고
마음의 쑥대밭에는 눈보라친다.
용서하지 못할 오후가 뒤집어지려나.
겨울 바람...서정윤
들어가고 싶어, 너에게
너의 깊숙한 틈 사이로
혼자 바쁜 심장, 속 영혼이 있는 곳까지
들어가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바늘구멍 문풍지를 흔들며
황소 때를 몰고 들어 오듯이
붉은 단풍 색깔이 물관을 타고 올라와
잎맥 구석구석 퍼져 나오듯
너의 온몸 은밀한 곳까지
나의 표식을 칠하고 싶어
남기고 싶어
물길 떨어지는 자리의 바위보다 더
너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나의 체취를 남기고 싶어
그래서
너의 전신으로 행복해 지는 소리를
나의 속에 가두어 오래오래
가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