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月雨 ...서봉석
아침나절에는
쌀쌀맞게 겨울비 내리더니
한 저녁엔 곰살맞게 봄비로 부슬댄다
왼 밤 치밀던 모진 생각
새벽녘엔 애간장에 바싹 쫄아서
그리움조차 살 어름 얼어 드는 긴 냉기
뼛속마다 저릿 저릿 쉰 소리 난다
사랑이야 미움과 동본이기에
돌아선 사람 등 따라 그늘 깊어
멀리 보는 눈가에 바람 이는 비안개
우산을 썼는데도 젖는 마음이
해든다고 까닭 없이 뽀송해 지랴
하늘은 비오시는 이월이 춥고
땅에선 정드는 초록으로 새 싹 돋기에
어서 어서 봄 보자고 짧아 진 이월
오늘은 겨울 비 질척 하더니
내일은 가는 이월 봄비 젖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