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에 해당되는 글 875건
- 2018.01.15 겨울비.../ 이채
- 2018.01.14 가난한 자들의 겨울 ...
- 2018.01.09 폭설의 뒤안길 ...
- 2018.01.06 산그늘 ...
- 2018.01.01 기다림의 바람소리 ...
- 2017.12.29 송년의 노래 ...
- 2017.12.27 밤 눈 ...
- 2017.12.25 겨울 한나절 ...
- 2017.12.21 세모의 풍경 ...
- 2017.12.18 당신에게 ...
- 2017.12.17 눈 오는 날 ...
- 2017.12.15 그리움이 쌓이는데 ...
- 2017.12.12 내가 서 있는 세상 ...
- 2017.12.09 뉸 오는 날 ...
- 2017.12.02 첫 눈 ...
- 2017.11.30 잠시 머무는 세상에서 ...
- 2017.11.27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
- 2017.11.23 이 가릉이 저물기전에 ...
- 2017.11.22 바람이 지나고 난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 2017.11.15 늦단풍이 흩날리던 날 ...
가난한 자들의 겨울... 정유찬
서러운 사람들,
파편 같은 슬픔의 조각을
어두운 하늘에 빛나게 걸어 놓고
겨울의 새벽을 딛고 거리로 나선다.
외로움 지난 외로움
슬픔을 넘어선 슬픔
무감각한 고독이여,
모두 떠나라.
시린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눈보라가 아리도록 얼굴을 때려도,
치욕스런 현실을 지나고
수치스런 기억을 건너리라.
세상이 버려도
하늘은 버리지 않으리니,
추운 자에게 더 추운 겨울이여
어서, 어서 가라!
가지 말라 해도 갈
가난한 자들의 겨울이나,
손끝이 얼고 온몸이 떨리는 추위를
참고 넘겨야 하리라.
가난한 구석을 하나쯤은
가지고 사는 우리,
춥고 허탈한 날들을 위해
훈훈한 마음 나누며 살자.
봄이 곧 올지니,
폭설의 뒤안길... 최홍윤
북동기류 탓에
눈이내린다기에 짐작은 했지만
연 사흘의
폭설일 줄은 미처 몰랐네
눈송이가 꽃잎같이
빈 나뭇가지에 내려앉을 때는
그리운 사람 그리워
다정한 밤을
눈송이처럼 속삭이려 했는데
깊은 산중에 바람이 일고
눈보라 몰아칠 때는
무슨 말인가 하고 싶다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네
허리춤을 재는 폭설의 뒤안길에는,
백두대간 동녘 땅 골 골에는,
세밑 그리움은 돌아눕고
기다림은 몸져누웠네!
산그늘 ...박규리
먼산바라기만 하던 스님도
바람난 강아지며 늙은 산고양이도
달포째 돌아오지 않는다
자기 누울 묘자리밖에 모르는 늙은 보살 따라
죄 없는 돌소나무밭 돌멩이를 일궜다
문득,
호미 끝에 찍히는 얼굴들
절집 생활 몇 년이면 나도
그만 이 산그늘에 마음 부릴 만도 하건만,
속세 떠난 절 있기나 한가
미움도 고이면 맛난 정이 든다더니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
하필 그리워져서
눈물 찔끔 떨구는 참 맑은 겨울날
바람소리...곽재구
새미골
이 첨지는
올 겨울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가
자꾸만 서러웁다네
댓잎 속에
깃을 친 겨울새들
살 부비며 함박눈 날리는 하늘로
촤 솟아오를 때
아랫집
길주할멈
스무 살 청상이 된
눈빛 참 맑은 가시내
쇠죽 쑤는
이 첨지 곁 다가와
아궁이에 마른 솔잎 한줌 던져주기도 하다가
혜산선 기차 타고 삼수갑산 원족가던 여학교 때 이야기도 하다가
콜록콜록 눈 속에 파묻힌 고향집들
그날의 그리움들 불빛 속에 떠올리기도 하다가
기침소리 끝나면
눈벙거지 쓴 장독대 곁에 서서
오래오래 북녘 땅 바라봅니다
내일 모레가 설날인데
눈이 펑펑 곱게도 오는데
그리운 사람들의 기척도 들리지 않고
오십 년 기다림의 바람소리만
서러운 댓잎을 스쳐갑니다
송년의 노래... 홍 수 희
늘
먼저 떠나는 너는
알지 못하리
한 자리에
묵묵히 서서
보내야만 하는 이의
고독한 가슴을
바람에 잉잉대는
전신주처럼
흰 겨울을 온몸에
휘감고 서서
금방이라도
싸락눈이 내릴 것 같은
차가운 하늘일랑
온통 머리에 이고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리고 섰는
송년의 밤이여,
시작은 언제나
비장(悲壯)하여라!
밤 눈...기형도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었을까.
아무도 너의 영혼에 옷을 입히지 않던
사납고 고요한 밤,
얼어붙은 대지에는 무엇이 남아
너의 춤을 자꾸만 허공으로 띄우고 있었을까.
하늘에는 온통 네가 지난 자리마다
바람이 불고 있다.
아아, 사시나무 그림자 가득찬 세상,
그 끝에 첫발을 디디고
죽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온도로
또 다른 하늘을 너는 돌고 있어.
네 속을 열면.
겨울 한나절 ...오세영
눈 올듯 말듯
햇빛 날듯 말듯
포장마차집에서 막소주 한잔,
꽃가게 가서 실없는 농담,
시계방 물끄러미 들여다보기,
돌아와서 눈물 찔끔,
그리고 다시 또 소주 한잔,
행여 동백꽃 실려올까,
불현듯 달려가본 간이역 플랫폼.
남녘에서 오는 열차는 멎지 않고
오늘도 벌써 해 저무는데,
우체부 올 시간은 지났고
아직도 누군가
올듯 말듯.
한 해를 보내며 ...심 의 표
낡은 커 텐 자락
뒤 흔들어 놓고
달아나 버린 돌개바람아
끊고 맺고 못한 한마디
귓속 깊이 묻어 두고
삽상한 겨울 하늘 저 멀리서
저녁놀 펼쳐오면
손 흔들어 반겨 주려냐.
온 누리 가득 교회의 종소리
산사의 인경소리 젖어오면
돌아오지 않 는 너를 위해
정지된 시간 되돌려 줄거나
오늘은 푸른 물감 으깨어
하얀 도화지 펼쳐놓고
빛 고운 한 폭
세모의 풍경 그려야겠다.
당신에게... 정 호 승 해질무렵 서울 가는 야간열차의 기적소리를 들으며 산그림자가 소리없이 내 무덤을 밟고 지나가면 아직도 나에게는 기다림이 남아있다 바람도 산길을 잃어버린 산새마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두 번 다시 잠들 수 없는 밤이 오면 아직도 나에게는 산새의 길이 남아 있다 어느날 찬바람 눈길 속으로 푸른 하늘 등에 지고 산을 올라와 국화 한 송이 내 무덤 앞에 놓고 간 흰 발자국만 꽃잎처럼 흩뿌리고 돌아선 당신은 진정 누구인가 어둠 속에서도 풀잎들은 자라고 오늘도 서울 가는 야간 열차의 흐린 불빛을 바라보며 내가 던진 마음 하나 별이 되어 사라지면 아직도 나에게는 그리움의 죄는 남아 있다
눈오는 날에... 짐 지운 사람은 없었건만 스스로 짐을 지고 무거워 한다 벗어버려 누구 하나 뭐라 않건만 무거운 짐 벗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럭저럭 살다 가면 그만인 삶을 내려앉을 곳 찾아 몸을 뒤틀고 녹지 않으려 움츠린다 살고 보면 산 것이 찰라일 것을 무얼 바라고 무얼 아끼나 어둠 속에서도 눈빛이고자 약해 빠진 몸을 털어 대는 눈 어차피 녹아서는 물이 될 것을 흙탕물의 아주 작은 부분일 것을 그것이 본래의 모습인 것을 버리자 버리자 다 버리자 바람에 몸을 맡겨 너울거리자 가질 것 버릴 것 다 버리자 ..
저 눈이 눈물이 되기전에... 최 옥
그대오면 좋겠다
저 하얀 눈길 밟으며
그렇게 내게 오면 좋겠다
첫눈이 아니어도
폭설이든 싸락눈이든
눈이 내리면
그대 보리라 했건만
지금 저렇게 함박눈이 오는데
그대 오면 좋겠다
저 하얀 눈길위에
그대 첫발자국 찍으며
그렇게 내게 오면 좋겠다
눈이 쌓이는만큼
그리움도 쌓이는데
눈이 녹아도
오래도록 녹지 않을
그리움이 쌓이는데
그대오면 좋겠다
저 눈이 녹기전에
저 눈이 눈물이 되기전에
그대 지금
내게로 오면 좋겠다
눈 오는 날... 강진규
무심결에 눈을 돌리면
내가 서 있는 세상
어디쯤
잊어 두었던 그리움인가
불현듯 땅에 떨어지며
내 마음에 매달리는 눈발
시간은 쌓이고 쌓여 굳어버린
아픔의 실핏줄
아직 내 몸에 남아 있는데
세월이 남겨 놓은,
세월이 그려 놓은
그곳으로 추억은 물들어
시간을 쌓고 있는가.
눈 오는 날...윤준경
마침내 기다린 눈이 내리고
산들은 멀리서부터 지워지고 있다
멧새 한 마리 푸드득 날개를 터는 한낮
해는 는개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는지
사륵사륵
눈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나는
눈이 눈물이 되는 까닭을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슬픈 거란다
슬픔에 발을 헛 딛지 마라
창문에 몸을 부딪히며 눈은
수도승처럼 속삭이고
어디서도 소식이 올 기미는 없고
다시 한 잔의 커피에 물을 부으며
안타깝게 눈이 내린다
첫 눈...서정윤
보고싶은 마음보다 먼저
먼저 눈발이 날린다.
낙엽 모이던 금호강변 어디
지금쯤 그대는
내 속에 앉는다.
키 큰 미류나무 빈 가지에
올해 깬 까치가
자꾸만 설레이고
맨발로 달려오는 소식들
내 마음
먼저 반갑다.
그리운 마음 그 어디서
눈발 날려 부른다.
잠시 머무는 세상에서 ...신혜림
바람이 앉았던 자리마다
마른 갈대 몸부림친다
삶의 무게를 덜어내려고
투명한 마음으로 비워 냈거늘
아프게 하지 마라
수많은 인연도
메아리만 남기며 돌아서고
이제는 긴 기다림으로
서있는 자리
그래도
반짝이는 그리움 있다면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하게 하리라
잠시 머무는 세상에서.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양현근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아픔은 제아픔끼리
시린 세월 감아 도는
제키 높이만큼의 하늘을 열라
차마 말로는 다하지 못했던
남모르게 숨긴 이야기도
이제 세상으로 향한 작은 문 열어
파아란 바람에 방금 헹구어낸
마알간 햇살이 되어라
오래 묵힌 바램과
끝내 아껴둔 눈물로도
넉넉한 사랑이 되어
그러하리라
정녕 그러하리라
그 향기 그 빛깔
그 아픔마저도
우리들의 하늘은
끝내, 가득 채워오리라.
이 가을이 저물기 전에...홍수희
잊어줄 것은 잊어주자
나무도 한 해를 고개 숙여 감사하며
품었던 아픔 품었던 오해
훌훌 벗어 가볍게 서지 않느냐
한 발만 물러서서 바라본다면
보이지 않느냐
상처 입기 쉬운 우리 마음도
저마다 제 안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싸리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비워버린 가슴으로 다시 만나자
바람 씽씽 부는 겨울벌판에 서서
뜨거운 손을 붙잡고 울자
우리 다시 그리운 이름이 되자
한때는 나를 슬프게 했던 사람이여
사람이여, 이 가을이 저물기 전에
저물어 가는 만추...박 명 순
바람이 머물다간 창가에서
멀리 휘적이며 저물어가는 만추
한장 한장 떼어내며 들여다 본다
갈바람은 나뭇잎을 하나 하나 떨구어 놓고
몰래 강가로 향한다
갈대숲을 헤집으며
어디로 급히 달아나는 것일까
가을이 저물어 가는 숲에는
무엇이 있길래 급히도 달아나 버릴까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 보지만
잡혀지는 건 아쉬움과 한기뿐이다
이렇게 비워 버리고
무얼 다시 잉태를 하여야 한단 말인가
무엇을...
바람이 지나고 난 자리엔
무엇이 남아 있을까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발길을 재촉하지만
왜 이리 서글퍼지는 것이지
문득 나의 그림자는 어떤 모습일까
몹시도 궁금하여지는구나
저물어 가는 만추를 보고 있으려니...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 이효녕
붉다 못해 주홍빛 토해내는
늦은 단풍이 흩날리는 날
누군가 부르던 젖은 억새
아무도 부를 수 없어
모든 참회를 마지막 끝내고
고개 수그리고 그대로 앉아 있었지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던 은행잎도
거리에서 사람들 발길에 밟히며
추운겨울 그리도 재촉 하는데
샛길로 들어선 바람은 누굴 찾아
이리도 떠나 어디로 가는가
아름다운 시간위에
내가 풍경소리 내고 싶은데
문득 길 끊어진다면
마지막 지는 꽃잎위에
잎사귀 떠는 밤이라 해도
고뇌하며 보내는 시간의 안타까움
모두 떠나는 이별은 가슴에 담아
찬 서리로 이리도 내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