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까지 피는 것 지는 것들이
모두 지금도 어우러지더니
보내는 눈물 끝을 따라가면
누이야 강물을 건너자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길
아직도 들꽃 향기 위로 걷는 바람
황홀히 물들던 저마다의 기억을
그리도 멀리 털어낸다
하얀 구름이 가슴에 스미는 소리
그립게 오는 추억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단풍 들려는 소리
꿈을 꾸듯 갈 것은 가버리고
누군가 쓰다버린 편지로 오는 가을
하얀 달빛 내린 내 사유의 뜨락
풀잎 끝 고추잠자리 한 마리
내 가슴 위로 날아다니는 날
누이야 바람의 꿈을 꾸며 살자
<이효녕 작 9월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