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다리는 이...
산골
어느 집
아궁이에서
불을 때나보다,
아침연기가
굴뚝을 나와
깃발로 펄럭인다.
혹시
기다리지 않을까
염려하지 말라는
어머니 마음처럼
어서 오라 손짓을 한다.
이른 마당
쓸어두신 아버지
마루에 걸터앉아
담배 한 모금으로
폐 속에 뭉친
기다림을 뱉다가
부엌에서 분주한 어머니에게
모른 척 한 말씀,
언제 떠났데?
길은 안 밀리려나?
영감의 은근한 자식 생각에
속으로만 빙긋 웃는 어머니
잊은 듯 말씀이
떡 찾아와야지요,
마누라도 많이 늙었군,
빈 광주리도 무거워 뵈네.
어머니 나가시는 뒷모습이
싸리문 밖으로 멀어져 갈 때
울 안
오래된 살구나무는
아버지로 대신 서서
당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