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이 어찌 여울뿐이랴 - 오세영
 


어린 사미의 손목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다 떨어뜨린 
백동전 한 닢. 
아이야, 
그만 두어라. 
흐르는 것 어이 여울 뿐이랴. 
어제 네 놀던 연꽃 대좌엔 
아침에 산까치가 와서 울더니 
저녁엔 솔방울이 앉아 있구나. 
흐르고 흘러서 어찌 산이 산이겠느냐. 
어린 사미의 손목을 잡고 
돌다리 건너 암자 가는 길, 
흰 구름 굽이굽이 흘러가는 길.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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