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목필균 풀숲 귀뚜라미가 바람을 굴려 짜고 있는 가을 한 해의 내리막길 가파르기만 하다 한여름을 앓고 난 병약한 몸에 입혀진 긴 소매 달려가는 시간을 붙잡는다 강변에 풀어놓은 코스모스 흔들리는 네가 나인 것을 깊어가는 상심의 음계 밟으며 편지를 쓴다 무수하게 꾸겨진 채로 휴지통에 버려지는 수취인 불명의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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