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편지...이향아 등잔불 켜지듯이 능소화는 피고 꽃지는 그늘에서 꽃 빛깔이 고와서 울던 친구는 가고 없다 우기지 말 것을 싸웠어도 내가 먼저 말을 걸 것을 여름이 익어갈수록 후회가 깊어 장마 빗소리는 능소화 울타리 아래 연기처럼 자욱하다 텃밭의 상추 아욱 녹아 버리고 떨어진 꽃 빛깔도 희미해지겠구나 탈없이 살고 있는지 몰라 여름 그늘 울울한데 능소화 필 때마다 어김없이 그는 오고 흘러가면 그뿐 돌아오지 않는단 말 강물이야 그러겠지 나는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