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계절은 오고 기억처럼 꽃그늘 아래에 서면 나는 이제는 아련한 시간의 저켠 추억의 처마 끝에서 아롱져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 같은 그대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대는 나를 잊어버렸을까 어쩌면 속절없는 아련함이나 부질없는 감상이 얼마나 소모적인 것인가를 삶에게서 배우기라도 한것일까? 몇 그루의 나무가 고목이 되어 사라지고 잘리웠을 뿐 여전히 사진기 속 사람들은 시간에 거꾸로 매달려 있고, 익숙한 배경에 상투적인 표정을 품은 봄은 그동안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저 능청스런 표정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