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상홍 그 해 3월은 성급했고, 겨울은 초보운전처럼 더뎠다. 앞에 있는 게 늘 먼저 가는 것도 아니었다. 철없는 폭설에 강은 잠시 눈을 껌뻑거렸고 가석방된 붕어들은 씩씩하게 거리를 쏘다녔다. 여전히 양말도 못 신은 삼십 년 전 밤이 이름도 못 쓰는 바람들에게 얻어터졌고, 봄은 낚싯대를 뒷골목 전봇대처럼 세우고 얼음이 녹기만 기다렸다. 낚여야 할 것들로 물 속이 아찔아찔했으나 겁나게 투명한 모노필라멘트 줄과 무시무시한 미끼로 무장을 하고 있었지만 얼음 속으로 누구도 감히 대를 뻗지 못했다. 그 해, 더디게 발급된 3월이 헐레벌떡 강가로 나갔지만 성급한 하늘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 낚을 만한 것들은 물 속 어디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