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 곁에서...박호민

 

너 아직 거기 있었구나...

구겨진 마음이 부끄러울 땐
온종일 네 곁에서
흘러가는 것들을 함께 보고 싶었지

물소리... 봄물소리
생생하게 풀리는 봄날에
흐르는 이 눈물은 무엇일까

가야한다는 것이지
모든 것 두고... 미완성으로
완성할 수가 없단다. 누구도....

사랑하는 나의 나무여
지금은 다만 돛배를 띄워라

푸른색을 풀어놓을 줄 아는
그 마음으로 족하다

오는 내일일랑 다음 물결에 맡기고
생은 온전히 풀어놓고 가는 것...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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