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느티나무 아래로 가자... 최 옥 그랬지...그곳엔 세월가도 바래지 않을 풀빛추억이 지금도 뛰어다니고 있는 걸 가위바위보에 터지던 웃음소리 공기놀이에 지지 않던 해가 아직도 비추고 있는 걸 그랬지... 그 나무아래서 먼훗날 우리의 날들이 나무그늘밖의 저 햇살이길 소원하거나 꿈꾸지는 않았지만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추억을 두고 왔는 걸 한방울 눈물없이 아름다왔던 내 여덟살이 거기 있는 걸 다래끼집 몰래 지어두고 지켜볼 때 내 작은 몸을 온전히 숨겨주던, 내 전부를 기대고 섰던 나무 한그루 거기 있는 걸 밤하늘에 토끼풀같은 별들이 만발해지면 그때 그 아이들 하얀풀꽃따다 만든 꽃다발 오늘밤도 내 목에 걸어주는 걸 유난히 날 좋아했던 첫사랑 그 아이의 커다란 눈이 아직도 날 바라보고 있는 걸 비오고 바람부는 날의 추억이 아니라 문득문득 일상의 갈피속에서 마른꽃잎처럼 떨어지고 있는 걸 그리워할 것도 기다릴 것도 없이 그저 생각나면 기별없이도 모여들던 동무들 일상의 숨가쁜 날들속에서 내가 잠시 앉았다 갈 수 있는 그래, 오늘은 그 느티나무 아래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