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에 기대어...  오세영 
 

산이 온종일
흰 구름 우러러 사는 것처럼
그렇게 소리 없이 살 일이다.
여울이 온종일
산 그늘 드리워 사는 것처럼
그렇게 무심히 살 일이다.
꽃이 피면 무엇하리요.
꽃이 지면 또 무엇 하리요.
오늘도 산문에 기대어
하염없이
먼 길에 바래는 사람아,
산이 온종일
흰 구름 우러르듯이
그렇게 부질없이 살 일이다. 
물이 온종일
산 그늘 드리우듯이
그렇게
속절없이 살 일이다.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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