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도 봄바람이 분다...이채 하루를 말끔이 씻고 나면 웬지 나이도 씻은 것 같아 거울앞에 선 내 모습이 아직은 근사하다 저녁바람에도 봄은 실려오고 오늘은 아무 걱정도 없이 누웠는데 문이 열린 채 오래된 마음은 누구를 만나러 갔는지 그가 돌아 올 때까지 잠이 오질 않는다 막무가내로 아직은 젊은 탓인가 봄인 탓인가 이 나이에도 봄바람이 부나보다 이런날 혼자 누워 있으면 나뭇잎이 바람을 그리워하듯 아득한 누군가가 문득 그리워지는 봄밤 벗꽃 흐드러진 창가에 참 오래도록 기억나는 그 사람은 언제 왔는지 잊었던 풍경 한장 그리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