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  오는   봄...   



바람에 실려 오는
설익은 봄은
그리움의 길 따라
타들어가는 갈증을
안개 속에 꽃 피우고

오늘 지나면
사라질 잔설들이
그늘 진 계곡으로 걸쳤는데
쌓인 세월이 무거워
추억을 털어내는
산만한 영혼은
한가로운 무아의
긴 휴식같은 산사에 머문다.

사랑은 간 곳 없고
파편처럼 갈등하는 세상에서
작은 바람에도
이승의 윤곽은 휘청거린다.

고개 숙인 희망이 모여 앉아
절망의 상처를 더듬고
그늘 진 마음 안에 싱그러운
새순의 향기 하나 피어내는.....

학처럼 살다 
꽃같이 지더라도
어진 인간이 세상을 만들고
고귀한 질서에 
생명을 걸었던
눈부신 봄을 기다린다.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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