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 ...

스위시 2012. 2. 15. 19:04




산그늘 ...박규리 


먼산바라기만 하던 스님도 
바람난 강아지며 늙은 산고양이도 
달포째 돌아오지 않는다 
자기 누울 묘자리밖에 모르는 늙은 보살 따라 
죄 없는 돌소나무밭 돌멩이를 일궜다 
문득, 
호미 끝에 찍히는 얼굴들 
절집 생활 몇 년이면 나도 
그만 이 산그늘에 마음 부릴 만도 하건만, 
속세 떠난 절 있기나 한가 
미움도 고이면 맛난 정이 든다더니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 
하필 그리워져서 
눈물 찔끔 떨구는 참 맑은 겨울날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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