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말이야...




봄이 오면 말이야...                
파다닥 나는 산새와
오지랖이 넓은 바람과
밀어를 캐려 우리 길을 떠나자

이별의 사슬을 벗으며
만삭의 몸을 푸는 
파랑, 분홍, 노랑, 하얀...

유혹적인 꼬리침을 
또각또각 굴리며
우리 길을 떠나자

가볍게 채워지는 것이 
외로움이라면 
가끔 묻고 싶었던 그 가슴에

작은 소망하나 담아
하늘보다 더 파란 
푸근한 향기에 취해 길을 떠나자

그래서, 너는 나로 인해
태고적 사랑을 깨워
풀잎에도 내어주고

자랑만 하던 네 그리움에도 주고
쇠똥 같은 별에게도 내어주어
외로움을 비우며,

한때 가졌던 그 설레임이
돌아와 머물러 있는 그곳으로
꽃 먼지를 일으키며 우리 길을 떠나자


봄.이.오.면.말.이.야...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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