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 속으로...  유인숙



즐비하게 늘어 선 가로수
그 화려하던 이파리는
하나, 둘, 뚝뚝 떨어져 내리고
이리저리 바람에 밀려
나뒹구는 모습에
나는 또 무얼 남기며
이 한 해를 보내야 하는가

복받쳐 오르는 설움으로
눈물이 난다
해가 기울 때마다
가을은 깊어만 가고
퇴색되어 빛바랜 가옥위로
노을이 내려앉아
고즈넉한 밤을 준비한다

못 다한 말들이 붉게 익어
활활 타오르는 그 틈 속
또 하나의 영혼이
은빛 날개 펼치며
흐르는 시간 속으로
기-인 여행을 준비한다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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