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이명주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캄캄한 적막 사이 생각난 듯 이따금 눈이 내렸다 납작하게 엎드린 집들의 외로움이 천지사방 눈발되어 날리고 그리움처럼 늦게 몰려오는 서너 개의 불빛에 빈 들처럼 쓸쓸한 내 추위는 서늘히 돋아났다 하얗게 질리는 어둠이 쏟아져 내렸다 휘날리는 눈발 속 찬란히 갇혀버린 밤은 허무에게로 가는 내 길을 하얗게 지워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