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수유 ...

스위시 2010. 1. 18. 18:59




겨울 산수유 ...박종영



오랜 침묵으로 잎 진 가지들이 
낮은 석양에 오돌오돌 사무친다 

찬란했던 노란 웃음도 지금은 붉은 꽃으로 시들고, 
찬바람은 외길 하나 만들어 놓고 흘러가라 타이른다 

메마른 산수유 한 개를 딴다, 
움쑥 떨어지는 붉은 살 자국, 
저건 오욕으로 더럽힌 세상 씻어내는 눈물인가? 

오늘은 누군가 하늘 흔들었나, 첫눈이 오네, 
질박했던 봄의 향연, 
그토록 절실한 몸뚱이 분칠하고 으스댈 때는 
이렇게 추운 겨울을 혼자 지킬 줄 몰랐다 

전부 떠나가고 외롭게 남아 
오늘도 꽃등 켜고 화 푸는 겨울 산수유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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