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오세영 바람 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동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내 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