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1 - 변준석 길 떠나기야 봄날이 좋지 세포마다 꽃눈이 피어 온몸이 근질근질할 때 경산 지나 청도 운문사 쯤으로 길 떠나 보라 점심 공양 알리는 쇠북 소리에 운력 나갔다 돌아오는 비구니들처럼 그 발길 아래 나직이 흔들리는 장다리꽃들처럼 하늘하늘 떨어져 내리는 벚꽃길을 밟고 가노라면 되돌아가기에는 먼 길 그러나 가야 할 길 아직 아득해 이 지구 맞은편에서도 그 누군가 나처럼 길 떠나고 있을까 짧기는 해도 길 떠나기야 봄날이 좋지 봄길 2... 봄길을 걸어 봄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내 마음 따뜻하게 지펴 줄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