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면... 유인숙 겨울이 가면 먼 산에 아지랑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기다림에 지친 꽃 가슴 잔설 녹아 습한 길을 돌아서 다물었던 말문 터트리듯 봄은 오는 거지 살얼음 얼어 있던 겨울 강가엔 굳었던 마음 녹여주듯 봄 나비 떼 훨훨 춤을 추고 어린 강물 끝내 하얗게 젖은 그리움 토해내겠지 푸드덕 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산새 따사로운 햇살에 한껏 목청을 높이면 순한 바람처럼 봄은 다시 오는 거지 그렇게 나도 몰래 찾아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