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엔 ...조병화

 

-- 비가 쏟아져 오면 우울한 남자의 가슴을 디디고
소리 없이 지나가는 듯 한데 --

아 오늘과 같이 눈 내리는 밤엔
女人의 따뜻한 가슴 안에 귀여운 아해처럼
내가 안겨 있는 듯한 무슨 일일까
난로 앞에선가
혹은 물 끊는 화롯가 어디선가
오늘 밤엔
로만스의 기쁜 소식이 오락가락
나도 헤아릴 수 없는 기다림에 잠이 오락가락 --
나는 가까워오는 봄이 싫어
눈속으로 멀리 도망하고 싶다
뒤떨어진 세월의 詩人이래서가 아니건만
팽창하는 시절이 두렵다

외투깃을 여미고 유리창을 내다본다

아 오늘과 같이 눈 내리는 밤엔
女人의 따뜻한 가슴 안에
내가 귀여운 아해처럼 안겨 있는 듯하다 
Posted by 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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