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나는 모른다 ...

니카 2018. 1. 28. 14:30


      겨울 포플라...홍윤숙 나는 몰라 한겨울 얼어붙은 눈밭에 서서 내가 왜 한 그루 포플라로 변신하는지 내 나이 스무 살 적 여린 가지에 분노처럼 돋아나던 푸른 잎사귀 바람에 귀 앓던 수만 개 잎사귀로 피어나는지 흥건히 아랫도리 눈밭에 빠뜨린 채 침몰하는 도시의 겨울 일각(一角) 가슴 목 등허리 난타하고 난타하고 등 돌리고 철수하는 바람 바람의 완강한 목덜미 보며 내가 왜 끝내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모든 집들의 창은 닫히고 닫힌 창 안으로 숨들 죽이고 눈물도 마른 잠에 혼불 끄는데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