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아직은 내 울음소리 아니다 ...

니카 2013. 9. 10. 15:14



귀 뚜 라 미 ...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