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가을단상...

니카 2011. 10. 12. 16:15



가을 단상...박소향


나는 너에게 
목화꽃처럼 피어나는 
뭉개구름이면 좋겠다 

순백의 향기로 
가슴 가득 떠다니는 솜털 같은 기다림과 
잊지 않을 사랑 하나 
혼자 못할 이별의 아픔이면 좋겠다 

먼지나는 길 위에 
나뭇잎만 벗이 되는 쓸쓸한 하늘 
눈 속에 멈춰지는 시인의 넋처럼 
이니스프리의 호도위로 떠도는 빛 

비애로 젖은 물 위에 
가슴을 씻어 내리며 
나는 또 운다 

누군가의 몫으로 거기 남은 
목마른 사랑의 빚 

슬픔의 껍데기를 계절의 옷처럼 갈아입고 
한맺힌 노래를 그리움처럼 부르다가 
나는 또 끝내 
목메이게 아파할지 모른다 

마음 속을 물들이는 
가을 숲의 영혼 
하늘 밑을 수놓는 낙엽의 수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빛고운 이 가을 
나는 너에게 
언제라도 잊지 않을 
긴 그리움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