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가을 끝자락을 밟으면 ...

니카 2010. 11. 21. 13:25




가을 끝자락을 밟으면...목필균 



그 옛날 공지천을 떠돌던 
안개 배인 블라우스 같은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이 생각난다 

젖은 듯 젖지 않은, 젖지 않은 듯 젖은 
사랑이란 블라우스는 온몸에 감겨들더라고 

바작바작 말려버린 대지에 
그리움만 길어다 쏟아 부어 
산울림마저 피울음인데 

열 손가락으로 다 헤쳐지지 않는 
기다림이란 뿌리 깊은 미련만 남아 
떨구어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눈물로 

노랗게 물들이다가   
붉게 타버리다가 
갈색으로 탈진한 한숨까지 
모두 한 몸으로 울고 있는 이 밤 
끙끙 앓는 계절병이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