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가을 속삭임 ...

니카 2009. 11. 7. 10:04




가을 속삭임...김종해
 


이제 날은 저물고

우리 깊은 마음에 구르는 한 장의 잎사귀에서도

우리 님은 떠나려 하노니

바람이 불기 전에, 큰 어둠이 오기 전에

어서 흔들어 깨워라

우리 깊은 마음에 날려와 쌓이는 가랑잎을 타고

우리 님은 떠나려 하노니

이 가을에 우리가 까마득히 잠들고

우리 님이 떠나가면

또 다른 여인이 우리를 다시 낳아주지 않으리라

오래오래 닦아둔 은빛의 등촉대에

까물거리는 우리의 영혼이 서로 부둥켜안고

서걱이는 갈대밭의 갈대꽃에게나 지껄이듯

이 가을에 떠나지 않는

단 하나의 영원을 말해주어라

바람이 불기 전에, 큰 어둠이 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