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옷을 벗는 것이다 ...

니카 2009. 10. 13. 19:40





단풍나무 ...김승동 

  
옷을 벗는 것이다 
푸르고 단정하던 껍데기를 
벗어 던지는 것이다 

여름 날 
숨막히게 내리 쪼이던 
햇살 앞에서도 당당했고 

온 몸에 퍼부어 대던 
굵은 물줄기에도 
한 점 흐트러짐 없던 푸르름 

바위틈에 바람이 일고 
흰 눈발 펄펄 하늘로 가는 날에도 
담담하게 서있으려니 했는데 

훌훌 옷을 벗는 것이다 저렇게 
벗어 던지면 더 아름다운 것을 
기어이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