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가을 바람 ...

니카 2009. 9. 25. 09:19





가을바람 - 김성수
 


쓸쓸하여라 
훈풍의 정열도 가고 
고즈넉한 벤치에 
소리만 흐르는 시간 
어둠을 이고 바람 불어 
여린 심장 아리게 할 때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 같이 
한번 가면 오지 않을 날들이여 


지나온 길에 남은 것이란 
돌이킬 수 없는 텅 빈 존재 
변하지 않는 것은 다만 
신실한 그 마음이거늘 
어디 믿을 이 있어 
비인 계절을 따스하게 할까 


이제 다시 가야지 
서리 맺힌 한들일랑 비워 내고 
남은 가지 마지막 흔적까지 
부는 바람에 비워 내고 
부르지 않아도 스민 바람은 
우우- 빈 가슴을 울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