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가을, 이 쓸쓸함 ...

니카 2009. 9. 17. 17:52





가을, 이 쓸쓸함이여...  이수진 


눅눅한 비에 
한번 적셔 볼 일이고 
흐느끼는 바람에
한번 흔들리고 볼 일이다.

사랑이 떠나던 그 날, 
나의 쓸쓸함은 
비에 젖어 바람에 흔들리고 마는 
해질 녘, 
갈대가 있는 풍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참을 그렇게 아무런 말없이 
가슴 처연하게 적시며 
심취되어 그 풍경만을 바라보며 있었던 나
차마 붙잡지 못한 아쉬운 대가처럼
눈망울 떨리며 쏟아지고 퍼지고 마는

아--- 
이 가을의 모습이여 향기여 
나, 어찌 당신을 닮아 
이다지도 잔혹한 쓸쓸함을 느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