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

니카 2009. 2. 6. 18:58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김승동 

  

나무 벤치에 눈이 떨어진다 
그냥 지나쳐도 좋을 바람이 
생각이 되어 홀로 남는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명주옷을 걸친 풀잎들이 
언 땅에 서걱이며 
여름날 던져놓은 바랜 입술을 
힘겹게 거두고 있다 

흐르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시간은, 
닫혀진 수도꼭지처럼 
대답하지 않아도 되고 
잠시 잎 진 나뭇가지에 
쉬어 가면 될 것이다 


겨울이 깔린 긴 산책길에 
기다림처럼 머뭇거리는 
해거름이 발목을 묻고 
혼돈처럼 꽃을 만든다 

비어있기에 더욱 무거운 공원 한구석 
사랑 보다 서툰 눈발만 
한 점씩 흘러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