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시

입춘대길 ...

니카 2009. 2. 1. 17:52




입춘(立春)...박종영 




너를 기다리다 지친 우리들의 겨울이 
속속히 차가운 한으로 울겠다.


가난을 홀로 움켜잡고 지새우던
긴 겨울밤의 패배를 반추하면서
발돋움하여 손짓을 하면 
언뜻 밖에서는 그리운 손님이 부르겠다.


차마 멈출 흰눈이 
지금도 내머리와 네머리위에 시새움 하며 내리는데 
어느 날까지 향기로 찬 들꽃벌판을
눈빛으로 기대해야 할까.


강변 풀숲이 윤기를 자랑하기 위해 하늘을 유혹하고
모래언덕 버들강아지 살며시 가슴 여는 솜털, 
학처럼 깃을 세우고
매화는 어느새 고운 입술로 봄을 홀린다.


일 년 열두 달 
봄여름 가을 겨울을 넘나들어 삶을 기도하는 우리 
발버둥하며 헤진옷섶은 누가 달아 줄까,
확 트인 희망을 탈취하여 머리에 이고
건강한 동행을 어디에서 찾을까.


바람이 분다.
남풍인가 놉세풍인가
가늠하지 못한 피부의 무지도 탓하지 말자, 
뒷산 동백이 붉은꽃잎을 열면
찾아온 연인과 함께 학처럼 날고 싶다.